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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KT 구현모 사단, 하청업체 대표에 측근 임명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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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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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일감몰아주기 압수수색 영장 보니]
'코드 인사' 정황도… 하도급법 위반 혐의
구현모 전 대표 중심 이권카르텔 정조준
檢 "하청업체 대표 2명 임명 과정에 개입"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사옥. 연합뉴스

KT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구현모 전 대표의 최측근이 하청업체 대표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단서를 포착했다. 검찰은 인사 개입 과정에 구 전 대표의 뜻이 반영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KT의 시설관리(FM) 하청업체인 KSmate의 대표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하도급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위반)로 본사 부사장급인 신모 경영지원부문장을 수사 중이다. 신 부문장은 인사·평가권을 남용해 KT의 건물관리 용역을 KDFS 등 특정 하도급업체에 몰아주도록 KT텔레캅에 강요한 혐의 등으로도 수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 16일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도 이름을 올렸다.

검찰은 신 부문장이 구 전 대표가 취임한 2020년 초 KT본사 출신 임원인 이모씨를 KSmate 대표로 취임하도록 지시하면서 경영에 부당 간섭한 것으로 보고 있다. KSmate는 KT에서 시설관리 일감을 수주받는 4개 업체 중 한 곳으로, KT의 시설관리 업무 발주를 주관하는 KT텔레캅이 최대주주다. 이씨는 신 부사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로, 지난해 1월 임원 자리에서 물러난 뒤 현재 KT 고문직을 맡고 있다.

검찰은 신 부문장이 이씨의 후임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말부터 지난해 1월까지 절차가 진행된 KSmate 후임 대표 선임에도 특정인을 임명하도록 지시하고 승인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KSmate가 이를 통해 물량 특혜를 볼 수 있었다고 본다. KSmate는 이씨가 대표직을 맡은 직후인 2021년에 매출액이 전년보다 80억 원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KT의 다른 FM 용역업체인 KFnS와 KSNC는 20억 원과 6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

검찰은 앞서 진행한 KSmate의 서울 용산구 본사 사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임직원 임면 보고서 자료 일체를 확보했으며 최근 KSmate의 박모 부사장 등 핵심 임직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신 부문장의 부당 경영 간섭 행위의 배후에 구 전 대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KSmate 인사 개입 외에도 KT의 물량 특혜를 가장 많이 본 KDFS의 인사 과정에도 KT 본사 임원들이 관여한 단서를 포착했다. KDFS도 KSmate와 동일하게 구 전 대표 측근이 자리를 옮기면서 일감 몰아주기 특혜를 받았다는 점에서, KT본사 임원들이 인사·평가권을 남용해 특정 하도급업체에 시설관리 일감을 몰아줬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구 전 대표는 2016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황욱정 KDFS 대표와 함께 KDFS의 허위 급여 및 과다 계상으로 5억 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입건된 상태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